빨강머리앤 

 

귀를 귀울이며 

 

 

두 작품에서의 사랑의 모습을 유독 좋아한 것 같다.

동년배의 친구로 만나

각자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며 자극받고 감명받으며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나가는, 

서로에게 배우고 응원, 격려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트는 관계.

어느 순간 보니 서로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린 관계. 

한 순간에 격정적이게 타오르는 열정의 사랑이 아니라 

가랑비처럼 은은하게 마음을 적시는 사랑.

동등한 남녀가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함께 발전해나가는 사랑. 

 

이제까지 그런 사람을 찾아서 그런 사랑을 하지는 못 한 것 같다. 

내가 바라는 관계가 동화 속의 이야기인 걸까?

길버트나 세이지같이 듬직하면서 단단한 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멋있고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사람은 

현실 속의 많은 부분을 생략한 정제된 이미지일 수밖에 없다. 

저런 사람이 없었다기 보다는, 저런 성향을 포함하면서도 그 밖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을테고

관계가 맺어지는 양상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

낭만과 에로스로서의 사랑보다는 우정으로서의 사랑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나.

거기에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마주하게 되면 

예쁜 사랑의 모습이 유지되는 게 녹록지 않아지는 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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